[시] 그림자
그림자차가운 밤, 홀로 남겨진 듯한 적막감에 휩싸여무거운 발걸음을 옮길 때,길게 늘어진 그림자가 나를 따라오네.그녀의 온기가 사라진 빈자리,싸늘한 바람만이 옷깃을 스치네.아련한 추억들이 파도처럼 밀려와,가슴 깊은 곳을 헤집어 놓네.나처럼 슬픔에 잠긴 듯,어깨를 늘어뜨린 그림자.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달빛 아래,우리는 서로의 아픔을 나누네.외로움에 지친 내 마음을,그림자도 알아주는 걸까.나를 따라 흐느끼는 듯,길게 늘어진 그림자의 모습이 처량하네.그녀의 미소, 따스했던 손길,귓가에 맴도는 속삭임.이제는 닿을 수 없는 그리움에,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리네.세상 모든 슬픔을 짊어진 듯,무거운 그림자를 끌고 걸어가네.그림자야, 너도 나와 같은 아픔을 느끼는 거니?우리 함께 이 어둠을 건너가자.더 이상 그녀의..
2025. 6. 29.
[시] 어둠 속으로
어둠 속으로아침에 눈을 뜨면,묵직한 현실이 다시 시작됨을 안다.간밤의 꿈은 허물어지고나는 또 여기, 어제의 나로 서 있다.의미를 찾기에는 너무 멀리 왔나 보다.희미해진 발자국만 남은 길 위에서그저 숨 쉬고, 걷고, 흘러가는 대로또 하루를, 견뎌낸다.반복되는 순간들,색 바랜 풍경처럼 무의미하다.심장만이 홀로 뛰어아직 삶이 남았음을 알릴 뿐.그리고 밤이 오면,기다렸다는 듯 침묵 속으로 가라앉는다.이 깊은 잠이,부디 마지막이기를.다시는 눈 뜨지 않아도 좋으니영원한 어둠 속으로 사라지기를.더 이상 의미 없는 하루를다시 맞이하지 않기를.그렇게 소원하며,나는 오늘 밤, 잠에 든다.다시는, 깨어날 수 없기를 바라며.
2025. 6.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