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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외면한 슬픈 언약
찰나의 인연, 그 몇낱의 스침으로
어찌 나 홀로 이리 깊은 상흔을 가슴에 새겨야 하는가.
꽃잎처럼 여린 사랑은 바람결에 흩어지고
사무친 그리움만이 낙엽처럼 쌓여 내 마음을 덮는다.
간절히 매달렸던 꿈결 같던 순간들은
새벽녘 안개처럼 속절없이 사라져, 다만 공허함만 남기네.
하늘이시여, 어찌 이리 무심하게 지켜만 보시나이까.
내가 정성껏 가꾼 여린 사랑의 꽃망울들은
어이하여 채 피지도 못한 채 시들어 떨궈져야 하는지.
밤하늘 별들에게 속삭였던 달콤한 언약들은
싸늘한 메아리로 돌아와 텅 빈 가슴을 더욱 시리게 하네.
밤이 깊을수록 슬픔은 은밀한 그림자처럼 다가와
고독의 창가에 기대앉아 하염없이 눈물짓게 한다.
흐르는 눈물은 가슴속 강을 이루어 끝없이 넘실대고
희미한 등불마저 꺼져버린 절망의 어둠 속에서
나는 부서진 마음 조각들을 쓸쓸히 그러모은다.
사랑이란 이름 아래 바쳤던 순결한 진심은
날카로운 파편이 되어 되돌아와 여린 심장을 찌르고
해맑았던 믿음은 배신의 서릿발에 얼어붙어 버렸네.
이제는 그 누구의 따스함도 두려워진 이 황량한 가슴에
다시는 사랑의 씨앗을 뿌리지 않으리.
메마른 잿더미 위에 마지막 눈물을 떨구며 맹세하노니,
두 번 다시는, 결코 사랑이라는 덧없는 환영에 마음 주지 않으리.
이 사무치는 고통, 이 저미는 외로움을 숙명처럼 안고서
사랑이란 이름의 모든 미련과 기대를 이제 영원히 떠나보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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