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아주기로 했던 날
더 이상 붙잡는 것이 사랑이 아니라고 느꼈을 때
나는 그날,
처음으로 ‘놓아주는 것’이
사랑의 또 다른 방식일 수 있다는 걸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붙잡는 것이 사랑의 증거라고 믿었고,
놓는다는 건 곧 포기라고만 생각했지만
이제는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아프게 안고 있던 사랑이
서로를 점점 더 무너뜨리고 있었다는 것을.
함께 있으면서도 외로웠고,
마주 보면서도 멀게만 느껴졌던 그 시간들 속에서
나는 더 이상 우리가
예전의 우리가 아니라는 걸 느꼈습니다.
사랑은 서로를 살게 해야 하는데,
나는 점점 더 작아지고 있었고,
너 역시 점점 말이 줄어들었죠.
우리는 더 이상 서로의 빛이 아니었습니다.
나를 위해, 너를 위해
그래서 나는 그날,
마음속에서 조용히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젠 붙잡지 않기로.
이젠 기다리지 않기로.
이젠 너에게서 나를 구하기로.
그 결정은
너를 버리는 것도,
우리의 시간을 부정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건
너를 향한 마지막 배려였습니다.
그리고
지친 나를 다시 껴안아주기 위한
오랜 망설임 끝의 용기였습니다.
나는 알았습니다.
사랑은, 끝까지 함께하는 일만이 아니라
더는 사랑하지 못할 때
상처를 키우지 않기 위해
먼저 손을 놓는 일일 수도 있다는 걸요.
눈물은 흘렀지만, 후회는 남기지 않겠다고
너를 보내기로 마음먹은 그날,
나는 많이 울었습니다.
우리가 함께한 기억들이
파도처럼 밀려왔고,
그 하나하나가 너무 선명해서
도무지 쉽게 등을 돌릴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눈물 속에서도
나는 단 한 가지를 다짐했습니다.
이 결정은 후회하지 않겠다고.
내가 나를 지키기 위해 내린
가장 조용하지만 단단한 선택이었다고.
나는 너에게 작별 인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말로 하지 않아도,
마음이 이미 충분히
인사를 건넸기 때문입니다.
그날 이후,
나는 조금씩
너를 내 마음에서 내려놓는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비로소 안다고 느낍니다.
놓아주는 일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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