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이별을 생각하는 두려움과 용기

이별을 생각하는 두려움과 용기

마음속에서 시작된 작은 울림

처음 ‘이별’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스쳤을 때,
나는 스스로를 책망했습니다.
‘아직 사랑하고 있는데, 왜 이런 생각을 하는 걸까.’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
‘잠시 흔들린 것뿐일지도 몰라.’

그 생각을 인정하는 순간,
마치 내가 모든 것을 포기하는 사람처럼 느껴졌고
내가 먼저 등을 돌리는 것 같아
너무 미안하고, 또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 생각을 애써 밀어냈습니다.
아직 우리 사이에 남아 있는 웃음이 있고,
언젠가의 따뜻함이 다시 올지도 모른다는
희미한 기대에
마음을 의지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작고 낯선 생각은 점점 뚜렷해졌습니다.
더 이상 이 관계가 나를 지켜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하루하루 체감하게 되었으니까요.

두려움의 그림자

이별을 떠올릴 때 가장 두려운 건
상실이 아니라, 공허였습니다.
너 없는 세상을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지금껏 함께했던 모든 일상이
빈 껍데기처럼 느껴지지는 않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정말 내가 옳은 선택을 하는 걸까 하는
끝없는 질문이
내 안에서 나를 지치게 했습니다.

누군가를 떠난다는 건
사랑을 끝낸다는 의미가 아니라,
어쩌면 자신을 더 이상 속이지 않겠다는
가장 고통스러운 용기라는 걸
나는 조금씩 배워가고 있었던 거죠.

이별은 그렇게
두려움과 후회, 미련과 아픔을 끌어안은 채
조심스럽게 다가왔습니다.

그럼에도 내가 걸어야 했던 이유

나는 여전히 너를 사랑했지만,
그 사랑이 더 이상 나를 따뜻하게 하지 못한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나는 처음으로
나 자신을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이 관계 안에서
내가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얼마나 자주 외로웠는지,
얼마나 스스로를 다그치며 버텼는지
그 모든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그리고 나는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이별은 끝이 아니라
내가 나를 구하는 일이라고.

아무도 몰래,
마음속에서 먼저 수백 번 연습한 이별을
결국 언젠가
입 밖으로 꺼낼 용기를
나는 그렇게 조금씩 키워가고 있었습니다.